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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채원 생산 현장
생산자

담채원

01 생산자 이야기

양념은 사람 손으로 버무려야 손맛이 난다고, 담채원은 지금도 그 손을 놓지 않습니다. 유기농 배추와 안면도 태양초, 천일염으로 조합원의 김치냉장고를 채웁니다.

생산자 요약
  • 이번 주 만나는 생활재 · 14종
  • 생산 현장 사진 · 4장
포기김치부터 동치미까지, 두레 김치 16품목을 담그는 파트너

스테인리스 작업대 위로 태양초 고춧가루 냄새가 번집니다. 컨베이어를 타고 온 배추 켜켜이, 분홍 장갑을 낀 손이 붉은 양념을 밀어 넣습니다. 배추 잎 서걱이는 소리와 양념 비비는 손놀림만 오갈 뿐, 말은 많지 않습니다. 담채원의 하루는 이렇게 사람 손에서 시작해 사람 손으로 끝납니다.

절이는 시간은 공정표가 아니라 배추가 정합니다

유기농 배추를 절이는 시간은 정해진 표가 없습니다. 그날 배추의 상태를 보고 담채원이 직접 판단합니다. 절임이 짧으면 아삭함이 남고, 길면 숨이 죽어 양념이 잘 배기 때문입니다.

천일염과 태양초, 재료부터 나눠 고릅니다

절임에는 안면도 천일염을 쓰고, 양념에는 태양초를 볕에 말려 빻은 고춧가루를 씁니다. 국산과 유기농, 두 가지로 재료를 나누어 준비해 조합원이 고를 수 있게 합니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 손이 버무립니다

양념이 오르면 그때부터는 위생복을 갖춘 사람의 손입니다. 기계로는 배추 켜켜이 양념을 밀어 넣는 손맛이 나지 않는다고, 담채원은 지금도 이 손질을 지킵니다.

양념 버무리는 손

포기김치부터 백김치까지, 저마다 다른 손

포기김치는 배추 한 포기를 통째로 절여 양념을 넣고, 깍두기와 총각김치는 무를 썰어 버무리고, 백김치는 고춧가루 없이 담백하게 담급니다.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는 제철에 맞춰서만 담습니다. 이렇게 담채원의 손을 거쳐 나가는 김치가 열여섯 가지입니다.

금속탐지기를 지나야 포장이 끝납니다

버무린 김치는 포장 전 금속탐지기를 통과합니다. 사람 손으로 만든 음식이기에, 마지막 확인도 사람이 놓치지 않으려는 절차입니다.

곱게 빻은 태양초 고춧가루

포장을 열면 바로 상에 올릴 수 있는 김치, 그 손맛 하나를 지키려고 담채원은 오늘도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버무립니다. 조합원 댁 김치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그 손길이 함께 딸려 나옵니다.

두레이야기에서 만난 담채원

담채원은 2000년, 시장에서 농산물과 건어물을 취급하던 부부가 함께 김치 공장을 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에는 김치로 유기가공 인증을 처음 받았고, 2012년부터 두레생협에 납품을 시작하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태안 시내에 있던 공장을 지금의 한적한 자리로 옮겨, 비닐하우스와 작은 밭을 이웃 삼아 김치를 담그고 있습니다.

배추는 유기농으로 계약 재배하는 농가에서 직접 받고, 마늘은 깐 상태로 들여온 뒤 나머지 재료와 함께 세 단계 세척을 거칩니다. 고춧가루는 계약 농가의 고추를 가져와 직접 운영하는 공장에서 갈아 씁니다. 원물의 상태가 고르지 않은 생강은 유기농 김치에는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두레생협 자주관리사가 다녀간 자리에서,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두레생협과 함께했기에 지금의 담채원이 있다는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해 가을에는 경북 청송에서 자란 속이 꽉 차고 잎이 단단한 배추로 절임배추를 만들어, 조합원들의 김장 상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두레이야기는 박대곤 대표의 창업 전 이야기도 전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부모님이 꾸리던 채소가게 일을 도우며 좋은 채소를 한눈에 알아보는 안목과 전국 산지의 정보를 익혔고, 그 눈썰미가 2000년 김치 공장의 밑천이 되었다고 합니다. 홈쇼핑에서 김치가 불티나게 팔리던 2007년 무렵 다른 김치공장들을 둘러보다, 포장만 국산으로 바꾼 중국산 고춧가루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듬해 김치에 유기가공인증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바로 이거다 싶어 유기가공 김치에 도전한 사연이 거기서 시작됩니다.

정직한 김치는 결국 알아보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학교 급식에 김치를 대던 한 대기업이 학교별 블라인드 테스트를 제안했는데, 90퍼센트가 넘는 학교가 담채원 김치를 골랐다고 합니다. 안면도에서 계약재배한 유기농 고춧가루와 저염 천일염으로 담근 김치는 계절 따라 맛이 조금씩 다릅니다. 여름 김치는 풋내가 나고 맵고 쓴맛이 도드라지다 숙성될수록 부드러워지는데, 담채원은 이 자연스러운 변화를 소금이나 젓갈로 덮어 억지로 고르게 만들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채소가 지닌 기본의 맛에 충실한 김치가 제일 맛있는 김치라는 것이 대표의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