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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문칸의 소스는 성분표가 길고 낯설어 고르기 어렵습니다. 사랑과정성은 그 성분표를 짧게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 케찹과 낫토, 카레까지 이름 그대로 정성을 담습니다.
조합원 냉장고 문칸을 채우는 소스·낫토 파트너
서른 평 지하에서 우리밀 빵을 굽던 곳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귀족식품, 2002년의 일입니다. 2006년 그 곁에 소스 라인 하나가 새로 생기며 사랑과정성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2009년 안산 초지동 공장에서 두 살림이 하나로 합쳐졌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면 문칸에 소스가 줄줄이 꽂혀 있습니다. 케찹, 마요네즈 같은 소스류는 막상 고르려면 까다롭습니다. 성분표가 길고 낯선 이름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랑과정성은 그 성분표를 짧게 만드는 일부터 시작한 회사입니다.
케찹 하나를 만들 때도 더 진한 토마토를 골라 씁니다. 마요네즈는 달걀과 식용유의 비율, 신맛을 내는 재료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다른 재료 없이 땅콩만으로 만든 땅콩버터100%처럼, 재료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품목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대형마트와 외식업체에 소스를 납품하던 회사였습니다. 2009년 두레생협과 관계를 맺은 뒤로는 시중 판매용 제품 생산을 접고, 친환경 원료로 만드는 제품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가공엔 사랑과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순두부소스에 들어가는 멸치는 배를 갈라 똥을 제거해서 볶고, 마늘도 꼭지를 따서 쓴다. 전처리는 위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 김현철 대표
낫토는 검은콩과 우리콩, 두 가지로 나누어 국산 콩을 정성껏 띄웁니다. 콩을 고르고 불려 삶은 뒤 종균을 접종해 발효실로 옮기는 과정 하나하나에 사람 손이 들어갑니다. 두 개씩 묶어 낸 것도 한 번 뜯으면 오래 두고 먹기 어려운 발효식품의 특성을 생각한 구성입니다.

바쁜 저녁엔 정성담은카레와 정성담은짜장이, 아이 아침에는 감자크림스프와 양송이크림스프, 옥수수크림스프, 브로컬리크림스프가 부엌을 대신합니다. 굴소스와 머스타드소스, 메밀국수소스, 스위트칠리소스처럼 손이 많이 가는 소스도 미리 만들어 둡니다. 간편식이라도 성분표를 줄이는 일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 스물두 개 품목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조합원 냉장고 문칸을 채우는 스물두 개 소스와 낫토. 화려한 문구 대신 짧아진 성분표 한 줄이 사랑과정성이 오래 지켜 온 답입니다.
2009년, 오리엔탈샐러드소스와 유자요거트샐러드소스를 시작으로 사랑과정성은 두레생협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김현철 대표는 그 인연을 이렇게 돌아봅니다. "생협은 생산자를 믿어주고, 생협운동의 동반자로 이끌어주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생협 생산자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소스 하나를 새로 만드는 일은 더디고 까다롭습니다. 첨가물 없이 천연재료만으로 맛을 내려면 수백, 수천 번의 배합을 거쳐야 하고, 같은 재료라도 두세 번 나누어 가공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재료 가짓수가 늘수록 공정은 복잡해지고 관리 부담도 커지지만, 조합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번거로움을 그대로 안고 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스류가 아홉 종, 즉석조리식품과 빙수팥, 낫토 두 종을 더해 모두 열일곱 종의 생활재가 사랑과정성의 이름으로 조합원 밥상에 오릅니다. "모든 생활재가 사랑과정성과 생협, 그리고 조합원이 함께 만들어낸 생협정신의 산물"이라는 말처럼, 판매량이 크든 작든 하나하나가 이 회사의 얼굴이라고 여긴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