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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의성생산자회 생산 현장
생산자

두레의성생산자회

경북 의성
01 생산자 이야기

볕에 마르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두레의성생산자회는 그 시간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생산자 요약
  • 생산지 · 경북 의성
  • 이번 주 만나는 생활재 · 5종
  • 생산 현장 사진 · 4장
의성 과수 농가들이 함께하는 두레 생산자 조직

가을 볕 아래, 두레의성생산자회 농가마다 마당에 대추를 펼쳐 말립니다. 손끝으로 만져 딱딱함을 확인하고, 볕이 약한 날은 하루를 더 기다립니다. 냄새보다 손이 먼저 압니다.

볕에 마르는 대추

경북 의성은 일교차가 큰 내륙의 땅입니다. 이 볕이 대추 속 단맛을 천천히 채웁니다. 두레의성생산자회는 이 볕 아래 여러 농가가 모여 두레생협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생산자 조직입니다.

가을이면 대추를 볕에 말려 건대추로 만듭니다. 특초로 고른 것과 일반 건대추로 나누어, 쓰임에 맞게 고를 수 있게 했습니다. 해마다 볕의 세기가 다르기에 마르는 시간도 매번 다시 살펴야 합니다.

즙으로 남는 사과와 배

사과와 배는 즙으로도 나갑니다. 생생사과즙과 생생배즙은 밭에서 거둔 열매를 통째로 짜서, 물을 더하거나 덜어내지 않고 담습니다. 팔기 위해 따로 기른 과일이 아니라 밭에서 거둔 그대로를 짜냈다는 점이 다릅니다.

사과 당도를 측정하는 모습

봉지 속에서 익는 복숭아

백도와 황도는 여름 한철에만 나옵니다. 무르기 쉬운 과일이라 봉지를 씌워 키우고, 친환경 방제로 병해충을 살핍니다. 신윤창 생산자는 조생종부터 순서대로 익은 것만 골라 땁니다.

제철이 지나면 다음 해를 기다려야 합니다. 익는 시기가 품종마다 조금씩 달라, 그때그때 밭을 살피는 일이 되풀이됩니다.

하우스에서 자라는 캠벨포도

캠벨포도는 노지가 아니라 하우스에서 키웁니다. 볕과 온도를 세심히 맞춰야 하는 품종이라, 여름 짧은 기간에만 조합원 밥상에 오릅니다.

여러 농가, 한 이름

두레의성생산자회라는 이름 아래, 건대추 농가와 사과·배 농가, 복숭아·포도 농가가 저마다의 밭을 지킵니다. 박연목 생산자는 사과밭에서, 신윤창 생산자는 복숭아밭에서 각자의 계절을 돌봅니다.

사과를 수확하는 박연목 생산자

짧은 제철 안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열매들입니다. 의성의 볕과 두레의성생산자회 농가들의 손을 거쳐, 이 계절의 맛이 조합원의 식탁에 오릅니다.

두레이야기에서 만난 두레의성생산자회

두레의성생산자회는 2000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사이 분지에 자리한 의성은 강수량이 적고 일교차가 커서, 국내 최초의 사화산으로 알려진 금성산의 화산재 토질과 만나 과일 당도를 한층 끌어올린다고 합니다. 1998년 양파를 공급하며 두레생협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09년 물류를 감당할 출고센터를 세우며 영농조합법인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물일곱 명의 회원이 사과와 배, 복숭아, 자두, 포도, 복분자 등을 나누어 짓고 함께 내는 방식으로, 1세대 임원들이 다져 온 기반을 이제는 한층 젊어진 2세대가 이어받고 있습니다.

복숭아밭을 지키는 신윤창 생산자는 의성에서 나고 대구에서 사업을 하다가, 팔순을 넘긴 부모님의 농사를 거들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친환경 하우스 포도를 짓던 아버지의 밭을 이어받아 집 앞 약 6천 평에 복숭아와 자두를 키웁니다. 병충해와 햇볕 화상을 막으려 열매마다 봉지를 씌우는데, 많을 때는 17만 장까지 손이 갔다고 합니다. 방제도 화학 농약 대신 황토유황과 은행·양파 발효액을 섞어 뿌리는데, 효과가 사나흘뿐이라 한여름에도 방수복과 방진마스크를 갖추고 거의 매주 밭을 돕니다.

궂은 날씨로 맛이 예년만 못했던 해, 조합원의 항의 전화를 받고 마음이 아팠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그래도 "조합원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열매 한 알 한 알 정성껏 재배한 두레인증 복숭아를 많이 이용해주세요"라는 말은 변함없습니다.

자두밭 점검일지도 있습니다. 2023년 초여름 자주관리사들이 만난 신용찬 생산자는 "과수원을 하면 통장에 돈이 소복소복 쌓인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이끌려 2008년 과수원 농사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대석과 로얄대석, 흑자두, 왕자두, 도담, 추희까지 품종마다 단맛과 신맛이 달라 6월부터 9월까지 차례로 익어 갑니다. 냉해로 열매가 적게 달린 해에는 병해충을 줄이고 알을 굵히려 열매를 3분의 1이나 솎아내고, 화학농약 대신 두레인증 기준에 맞는 자재만으로 밭을 지킵니다. 생산자님의 통장에 돈이 소복하게 쌓이기를 기원한다는 점검단의 익살스러운 덕담도 일지에 남았습니다.

가을에는 농산팀이 추석을 앞두고 의성 사과산지를 다녀왔습니다. 화산재 토양과 큰 일교차가 끌어올린 당도 덕에 두레생협 온라인 장보기에서 첫손에 꼽히는 사과가 바로 이 의성 사과입니다. 초록빛이 남은 8월의 홍로부터 가을 하늘 아래 붉게 익어 가는 사과까지, 산지의 계절이 사진과 함께 조합원에게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