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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생산 현장
생산자

들판

01 생산자 이야기

품목을 늘리는 대신 무게를 나눴습니다. 들판은 닭 한 마리를 가슴살부터 안심까지 열세 가지로 나누어, 필요한 만큼만 냉동실에 남게 했습니다.

생산자 요약
  • 이번 주 만나는 생활재 · 13종
  • 생산 현장 사진 · 4장
냉동 닭 13품목 ― 두레 닭고기의 오랜 파트너

흰 위생복에 노란 고무장갑을 낀 손이 도마 위에서 닭 한 마리를 가슴살과 다리, 날개로 갈라놓습니다. 닭볶음탕을 끓이려면 토막닭이, 아이 반찬을 만들려면 부드러운 닭안심이, 복날엔 통째로 삶는 삼계닭이 필요합니다. 요리마다 필요한 부위가 다르다는 사실에서 들판의 작업은 시작됩니다.

열세 개로 나뉜 이유

닭 한 마리를 그대로 파는 대신, 부위별로 나누어 냉동하는 것이 들판의 방식입니다. 닭가슴살은 200g과 400g 두 가지로, 닭다리는 600g과 2kg으로 나누어 필요한 양만큼 고를 수 있게 했습니다. 닭봉, 닭날개, 닭안심까지 더하면 열세 개 품목이 됩니다.

정형에서 냉동까지

위생복과 장갑을 갖춘 작업대에서 부위별로 정형하고, 정형이 끝나는 대로 바로 냉동합니다. 손질에서 냉동까지 시간을 늘리지 않는 것이 신선함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상온에 오래 두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작업대에서 냉동고까지 거리도 짧게 두었습니다.

닭가슴살 무게를 재는 손

필요한 만큼, 다양한 무게로

순살닭다리처럼 뼈를 발라낸 품목도 1kg과 400g 두 가지로 나누어 두었고, 통닭이나 삼계닭처럼 그대로 조리하는 품목도 있습니다. 냉동실에서 필요한 부위를 바로 꺼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닭봉도 300g과 2kg 두 가지로 나누어 반찬 한 끼용으로도, 여러 날 먹을 양으로도 고를 수 있습니다. 닭안심은 100g씩 소분해 아이 반찬처럼 조금씩 자주 쓰는 자리에 맞췄습니다.

출고 전 마지막 검사

포장이 끝난 닭고기는 금속 탐지기와 X-ray 검사대를 통과해야 출고선을 넘을 수 있습니다. 이물질이 남아 있지 않은지 마지막까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X-ray 검사대를 통과하는 포장육

여러 단계를 유지하는 이유

용량을 여러 단계로 나누면 포장과 관리에 손이 더 갑니다. 그래도 들판이 이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냉동실에 필요 이상으로 쟁여 두거나 남기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화려한 포장이나 새로운 메뉴 대신, 들판은 같은 방식으로 닭을 손질하는 일을 오래 반복해 왔습니다. 열세 개 품목 하나하나가 특별해 보이지 않아도, 냉동실을 열 때마다 필요한 부위가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조합원 식탁에는 더 중요합니다.

두레이야기에서 만난 들판

들판이 닭을 받아 오는 곳은 전남 영암의 양계농가입니다. 이 지역은 농가 수가 많지 않고 농가 간 거리도 떨어져 있어 지금까지 조류독감 피해를 입은 적이 없는 청정지역입니다. 정해진 수량을 약정으로 공급받기 때문에 농가가 무리하게 출하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없고, 그만큼 닭을 건강하게 키우는 데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갓 부화한 병아리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34~36도의 온도를 맞춰 주어야 하고, 먹이와 물의 위치를 익히는 2주 동안은 자칫 가만히 앉아만 있다 탈이 나기도 합니다. 두레이야기 취재 당시 농가는 CCTV로 병아리를 밤낮으로 살피며 2~3시간마다 찾아가 움직이게 했고, 먹는 물에는 매실진액과 산야초 숙성액을 더했습니다. 바닥에는 우렁이농법으로 기른 볏짚과 왕겨를 깔고, 벌레를 막기 위해 은행잎도 함께 깔아 두었습니다.

두레생협에 공급하는 닭은 평당 50마리 수준으로 기릅니다. 평당 100마리가 넘는 일반 사육 환경보다 여유가 있어 닭이 자주 움직이고, 그만큼 지방이 덜 끼어 살코기가 쫄깃합니다. 법적으로 냉장닭의 유통기한은 7일이지만 두레생협은 5일로, 냉동은 법적 2년 대신 9개월로 정해 더 신선한 상태로 공급합니다. 한 생산자는 "닭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다 보니 닭을 옮기는 사람들도 참 깨끗하다고 칭찬한다"며 "앞으로도 20년 양계 노하우로 건강하고 품질 좋은 닭을 공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023년 초여름의 자주관리사 점검일지에는 들판의 공장 안 풍경이 담겼습니다. 삼계탕 철을 앞두고 바쁘게 도는 작업장에서 점검단은 위생모와 위생복을 갖추고 입고부터 출고까지 공정을 따라 걸었습니다. 도계된 닭이 낮은 온도에서 손질되고 금속검출 같은 중요관리점을 지나 포장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이 HACCP 기준대로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품질과 환경, 나눔을 경영이념으로 삼아 2007년부터 두레생협과 인연을 이어 온 들판은 계약한 양계 농가도 한 해에 서너 차례 직접 찾아가 사육 환경을 살핍니다. 조합원의 한 사람으로서 생협의 존재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검단의 소감이 일지 끝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