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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른 사람이, 손질까지 책임집니다. 여수 위판장의 새벽은 오늘도 서풍의 손끝에서 시작됩니다.
바다는 정직합니다. 좋은 건 멀리서 봐도 티가 나지요. ― 서순심 대표
여수 화양면, 아직 어두운 새벽. 위판장 바닥은 얼음 녹은 물로 젖어 있고, 상자 부딪히는 소리와 발걸음이 뒤섞인다. 짠내 밴 공기 속에서 서순심 대표는 매일 같은 자리에 서서 생선 상자를 열어 눈으로 재고 손끝으로 확인한다. 여수수협에 등록된 중매인 49번, 그가 서풍의 하루를 연다.
서순심 대표는 위판장 경매에 직접 참여해 원물을 낙찰받는다. 김태환 상무도 같은 자리에서 생선의 상태를 함께 살핀다. 남에게 맡겨 사 오지 않으니, 품질이 나빴을 때 매입처를 탓할 수 없는 구조를 스스로 만든 셈이다.
"바다는 정직합니다. 좋은 건 멀리서 봐도 티가 나지요." ― 서순심 대표
낙찰받은 수산물은 곧바로 화양면 가공장으로 옮겨진다. 기계로 껍데기를 벗기면 속살이 상하고 미세한 조각이 남는다. 그래서 서풍은 조개살과 오징어, 생선을 여전히 손으로 손질하고 눈으로 이물질을 한 번 더 골라낸다.

찬물에 손을 담근 채 홍합살과 바지락살을 여러 번 헹구는 동안, 발걸음과 물소리, 손질하는 소리가 하나의 리듬처럼 이어진다. 기계 소리보다 사람의 소리가 더 분명한 작업장이다.
손질을 마치면 곧바로 터널프리저로 들어간다. 천천히 얼면 물이 빠져 조직이 무너지지만, 낱개로 빠르게 얼리면 본래의 탄력이 남는다. 끓는 물에 넣었을 때 탱글하게 되살아나는 식감은 여기서 나온다.

개별로 포장해 두니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고 나머지는 그대로 다시 넣어두면 된다. 한 봉지를 통째로 녹였다 남길 일이 없다.
서풍은 자체 HACCP 인증 시설에서 뻘낙지와 쭈꾸미, 홍합살과 바지락살, 오징어와 굴비를 손질해 두레생협에 보낸다. 국내 해안에서 잡은 오징어는 손으로 내장을 제거하고 눈으로 세척 상태를 확인한 뒤에야 다음 공정으로 넘어간다. 소금에 절인 굴비도 한 마리씩 손으로 엮어 물기를 뺀다.
새벽 위판장에서 시작된 손길은, 저녁 어느 집 식탁 위 국그릇에 가서야 멈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