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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모아보기 두레한강
두레한강 생산 현장
생산자

두레한강

경기 남양주
01 생산자 이야기

물소리가 대화를 삼키는 겨울 하우스, 보일러 대신 흐르는 지하수로 두레한강은 겨울을 납니다. 새벽에 딴 채소가 다음 날 아침 매장에 놓입니다.

생산자 요약
  • 생산지 · 경기 남양주
  • 이번 주 만나는 생활재 · 9종
  • 생산 현장 사진 · 4장
두레생협이 채소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해 만들어진 생산자회입니다. 기른 채소는 전량 두레로 갑니다.

겨울, 두레한강의 하우스 문을 열면 먼저 물소리가 난다. 대화가 어려울 만큼 크게 흐르는 소리다. 2중 하우스 지붕 사이로 14~15도 지하수를 흘려 만든 수막이다. 그 물소리를 들으며 생산자들은 해가 뜨기 전 새벽 잎을 딴다.

약국도 치킨집도 없는 동네

1973년 팔당댐이 들어선 뒤 이 동네는 상수원보호구역이자 개발제한구역이 됐다. 40여 년, 약국 하나 치킨집 하나 마음대로 세우지 못했다. 그 불편한 제약이 오히려 유기농업이 이어질 자리를 지켜냈다.

보일러 대신 지하수

겨울에는 2중 하우스 사이로 지하수를 흘려 수막을 만든다. 난방시설 없이 겨울 채소를 기르는 방식이다. 기온이 많이 떨어지는 날에는 온풍기를 잠깐씩 함께 쓴다.

열두 농가, 이름이 있는 밭

회원은 열두 명, 대부분 조안면에 두세 명은 양평에 있다. 유기농 경력은 20년에서 30년. 대표 이광재 생산자는 쌈모음과 로메인을, 이영규 생산자는 생채와 대파를, 한미나 생산자는 오이 한 가지를 사철 짓는다. 저마다 맡은 밭이 두레생협의 채소 공급원이다.

로메인을 살피는 이광재 생산자

100개 심어 70개

"유기농업을 하는 사람은 다 알 거예요. 100개 심어서 70개 건지면 많이 건진 거고, 50개만 수확해도 선방한 거예요." ― 이광재 생산자

병든 잎이 스러져도 밭은 다시 심는다. 조합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벽 세 시, 다음 날 아침 매장

주 6일, 해가 뜨기 전 거둔다. 한여름에는 새벽 세 시나 네 시에 하루가 시작된다. 거둔 채소는 예냉해 찬 기운을 유지한 채 옮겨져 다음 날 아침 매장에 놓인다.

오이 하나, 딸기 하나

"향이 정말 진해서 탁 자르면 향이 확 퍼져요." ― 한미나 생산자

한미나 생산자는 일 년 내내 오이 한 품목만 짓는다. 김성일 생산자의 토경 딸기는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 크기가 들쭉날쭉하다. 4대강 사업으로 농토가 줄면서 채소와 함께 짓게 된 딸기다.

오이 모종을 살피는 한미나 생산자

새벽에 딴 채소가 다음 날 아침 매장에 놓인다. 열두 농가의 이름이, 오늘 저녁 조합원의 밥상 위 쌈 한 장에 있다.

두레이야기에서 만난 두레한강

몇 해 전 이상고온이 이어지며 노린재 같은 벌레가 겨울을 넘기고 여름까지 들끓은 적이 있다. 친환경 약제는 효과가 더뎌 넓은 하우스를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며 벌레를 손으로 잡아야 했고, 장마로 땅이 질어지면서 모종을 다시 심는 정식 작업을 5~6번이나 반복한 해도 있었다. "가뜩이나 친환경 농사는 100개를 거두려고 120개를 심어도 70~80개 건지면 다행인데,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으니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두레한강의 생산자는 털어놓는다.

채소만 짓던 두레한강은 얼마 전부터 딸기도 함께 내놓기 시작했다. 김성일 생산자가 채소 농사를 지으며 8년째 함께 짓는 토경 딸기다. 딸기는 한번 걸면 되돌리기 쉽지 않은 작물이라 하우스 한 동을 통째로 걸어야 하는데, 4대강 사업으로 농토가 줄고 판로가 마땅찮던 시절 함께 짓게 된 사연이 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다 보니 알이 고르지 않아 포장에 손이 많이 가지만, "억지로 크기를 키우지 않은 만큼 과육이 단단하고 맛이 좋다"고 김성일 생산자는 귀띔한다.

두물머리 인근 하우스에서 겨울 수막과 여름 벌레와 씨름하는 사이에도, 조합원의 밥상에는 여전히 다음 날 아침 신선한 채소가 놓인다. 두레한강의 생산자들은 "365일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사를 전한다.

2022년 가을에는 자주관리사 네 사람이 양평 들녘을 다녀갔다. 2014년 봄에 창립한 두레한강생산자회는 수도권과 가까운 이점을 살려 새벽에 거둔 잎채소를 그날 조합원에게 보내는 곳이다. 좋은 흙을 만들기 위해 흙을 분석하고 미생물을 발효시킨 퇴비를 넣는 정성, 한겨울에도 수막 하우스에서 채소를 길러내는 부지런함이 점검단의 기록에 남았다.

김장철 필지 점검 보고도 있다. 김성일 생산자의 하우스에서는 김장 무가 뿌리 굵고 속이 단단하게 차오르고 있었고, 김성수 생산자의 밭에서는 김치에 시원한 맛을 더하는 청갓이 자라고 있었다. 반면 방윤문 생산자의 대파는 잦은 비로 줄기가 제대로 오르지 못해 다른 산지의 몫으로 넘겨야 했다. 잘된 밭만 아니라 잘못된 밭 소식까지 그대로 알리는 것이 이 보고의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