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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모아보기 봉이땅엔
봉이땅엔 생산 현장
생산자

봉이땅엔

경북 고령
01 생산자 이야기

아이들이 씻지 않은 딸기를 그대로 따 먹는 모습을 본 날, 부부는 농약을 내려놓았습니다. 그 마음은 서른 해 가까이 흙에서, 새벽 세 시에 딸기를 키우는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생산자 요약
  • 생산지 · 경북 고령
  • 이번 주 만나는 생활재 · 1종
  • 생산 현장 사진 · 4장
새벽에 딴 딸기가 그날 오전 매장에 놓입니다. 수확한 날의 싱싱함이 그대로 식탁으로 갑니다.

딸기는 기온이 오르면 과육이 물러진다. 그래서 이덕봉, 이정이 부부는 새벽 세 시에 일어나 서늘한 공기 속에서 딸기를 딴다. 그렇게 딴 딸기가 그날 오전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두레 매장에 도착한다. 손끝의 서늘함이 그대로 매대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기름 냄새 대신 물소리가 나는 하우스

겨울에도 보일러를 때지 않는다. 15도 안팎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하우스에 수막을 만들어 온도를 지킨다. 기름 냄새 대신 물소리가 나는 겨울 하우스다.

흙에서 키우는 설향

요즘 딸기 농사는 허리 높이의 시설로 올라가는 추세지만, 이곳은 땅에 심는 방식을 그대로 두었다. 옛 하천이 흐르던 자리라 물이 잘 빠지는 모래 섞인 흙이다. 품종은 설향. 모종도 사지 않고 직접 기르고, 꽃가루는 벌을 풀어 옮긴다. 손이 더 가는 방식을 알면서도 바꾸지 않았다.

아이의 손이 바꾼 농사

처음에는 남들처럼 농약을 쳤다. 그러던 어느 날, 하우스에서 놀던 아이들이 잘 익은 딸기를 씻지도 않고 그대로 입에 넣는 모습을 보았다. 그날로 농약을 내려놓았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부모의 마음이 농사를 바꾼 순간이었다.

물에 잠긴 고향, 새로 일군 땅

부부의 고향은 원래 합천이었다. 댐이 들어서면서 마을이 물에 잠겨 고령으로 옮겨왔다. 1995년, 서른두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다니던 직장을 정리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딸기 하우스 세 동으로 시작한 초보 농부였고, 그해 연말에 결혼했다.

세 동에서 서른여덟 동으로

그 세 동이 지금은 서른여덟 동을 넘었다. 규모가 커지는 동안에도 흙에 심고 모종을 직접 기르는 방식만큼은 처음 그대로 두었다. 서른 해 가까이 새벽 세 시에 일어나는 습관도 바뀌지 않았다.

물에 잠긴 고향을 뒤로하고 새로 뿌리내린 땅에서, 부부는 오늘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방식으로 딸기를 딴다. 새벽 세 시의 그 손끝이 두레생협 조합원의 식탁으로 이어진다.

02 이번 주 만나는 생활재

봉이땅엔의 이번 주 생활재

1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