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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사 오지 않고 마을에서 직접 키웁니다. 눈비산농산이 그 수고를 놓지 않는 이유는 하나, 아이 입에 들어가는 과자이기 때문입니다.
유정란전병·호두과자 ― 원료부터 키우는 괴산의 파트너
계사 문을 열면 마른 짚 냄새와 함께 닭들이 한꺼번에 운다. 손끝에 아직 온기가 남은 알을 받아 드는 순간, 오늘 아침 첫 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충북 괴산 눈비산마을에서는 이 알이 멀리 가지 않는다. 같은 마을 작업장에서 그대로 전병 반죽이 된다.
눈비산농산은 회사나 개인 농장이라기보다 마을 단위의 공동체 농장에 가깝다. 닭을 돌보는 사람과 전병을 굽는 사람이 같은 마을 주민인 경우가 많다. 계란은 원료 회사를 거치지 않고, 눈비산마을 계사에서 마을 작업장으로 곧장 옮겨진다.
밭과 계사에서 작업장까지의 거리가 짧다는 것이 이 마을의 특징이다. 원료가 오가는 거리가 짧을수록 중간에 다른 것이 섞이거나 속이는 일이 끼어들 틈도 줄어든다. 유정란전병과 검은콩전병은 이렇게 거둔 알로 반죽해 얇게 구운 과자다.

원료를 스스로 키우는 일은 사 오는 것보다 손이 훨씬 많이 간다. 그해 닭의 상태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지기도 한다. 계란을 사 오면 줄어들 수고를 눈비산농산은 굳이 떠안고 있다. 이 방식을 지키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이 입에 들어가는 과자이기 때문이다.
검은콩전병은 유정란 반죽에 검은콩을 더해 맛과 색을 낸 품목이다. 호두과자와 유정란달과자에도 같은 원료가 들어간다. 어느 것을 고르든 원료의 출처는 같다. 계란 하나에서 시작한 원칙이 다른 품목으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고소한 유정란전병 한 장을 아이 손에 쥐여 주며 마음이 놓이는 것은, 그 알이 어느 계사에서 왔는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눈비산마을의 닭이 낳은 알이 같은 마을의 화덕을 거쳐 조합원의 식탁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