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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어른들은 콩을 심을 때 세 알씩 심었다고 합니다. "한 알은 새가, 한 알은 벌레가, 한 알은 사람이." 콩세알이라는 이름은 이 나누는 마음에서 왔습니다.
두부·순두부·콩국물 ― 두레 콩 가공의 파트너
새벽 콩세알의 작업장은 콩 삶는 냄새로 먼저 문을 엽니다. 불린 콩을 갈아 끓인 콩물이 커다란 솥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뽀얀 김이 천장까지 차오릅니다. 자루에 걸러 짜낸 콩물이 틀에 채워지기까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순간이 없습니다.
옛날 콩을 심을 때는 한 구덩이에 세 알씩 심었다고 합니다. 한 알은 새나 벌레가 먹으라고, 한 알은 이웃과 나눠 먹기 위해, 나머지 한 알만 심은 사람이 거두어 먹었습니다. 콩세알이라는 이름은 이 나누는 마음에서 왔습니다.
콩세알은 국산 콩을 씁니다. 무농약으로 지은 콩도 섞입니다. 콩을 불리는 것부터 갈아서 콩물을 끓이고 간수를 넣어 굳히는 것까지, 두부가 되는 전 과정을 이곳에서 직접 합니다. 콩의 상태에 따라 불리는 시간과 물의 양을 그때그때 맞추는 것도 이 과정에서 몸에 밴 감각입니다.

가장 예민한 순간은 간수를 넣을 때입니다. 너무 적게 넣으면 두부가 엉기지 않고,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거칠어집니다. 콩세알은 이 순간의 감을 매일 아침 새로 잡습니다.
같은 콩에서 시작해도 굳히는 정도와 물의 비율에 따라 결이 달라집니다. 찌개에 넣어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 찌개용, 도톰하게 지져 먹는 부침용, 고소하고 몽글한 결의 몽글이순두부, 국산콩연두부, 면두부, 콩물까지 콩 하나에서 여러 갈래의 생활재가 나옵니다.
아침에 만든 두부가 그날 조합원의 밥상에 오르는 신선함이 이 두부의 힘입니다. 완성된 두부는 찬물에 헹궈 각을 잡고, 무게를 맞춰 포장까지 이곳에서 마무리됩니다.

콩 세 알 중 한 알만 거두겠다는 마음이, 오늘도 이른 새벽 콩을 불리는 손끝으로 이어집니다. 두레생협 조합원의 찌개와 밥상에, 그 마음이 두부 한 모로 놓입니다.
콩세알은 농촌에서 함께 일하며 더불어 살자던 청년 몇이 친환경 농사를 짓고 그 농산물을 가공해 마을 활동을 이어가다 자연스럽게 사회적기업으로 자리 잡은 곳입니다. 두레이야기 취재 당시 두부 공장과 농장 둘레에 마을이 생겨났고, 그 마을에 사는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이웃으로 품으며 함께 농사짓는 일을 넓혀 사회적농업 시행농장으로도 지정받았다고 전합니다.
강화도 민간인 통제구역 안, 상업시설 하나 없는 청정한 자리에서 콩세알은 강화도에서 거둔 콩을 우선 쓰고 모자란 만큼만 두레생협 생산자의 콩으로 채웁니다. 두부를 굳히는 천연 간수는 두레생협의 소금 생산지인 마하탑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합니다. 전통 방식대로 콩물과 비지를 분리해 두부를 만들 기계가 마땅치 않아, 대표가 손수 설계도를 그려 기계를 만들어 썼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콩세알은 강화도 특산물인 속노랑고구마로 고구마묵도 빚습니다. 크기가 맞지 않아 밭에 버려지던 고구마가 아까워 시작한 일이라고 합니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는 인근 농가의 소먹이와 거름으로 돌리고, 만든 두부와 묵은 강화 지역 노인요양센터와 지역아동센터에 꾸준히 나누어 왔습니다. "자연과 이웃을 살리는 사회적기업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인사말에는, 나누고 돌보며 두부를 빚어온 콩세알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자주관리사 점검일지는 콩세알의 뿌리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하고 20대에 귀농한 서정훈 대표가 2005년 다섯 생산자와 함께 '일벗공동체' 마을을 꾸렸고, 돼지우리를 고쳐 만든 두부공장이 지금 콩세알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출발한 공동체는 일반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이웃 300여 명이 함께 일하는 생태마을로 자랐고, 콩세알은 2008년 최초의 농촌형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점검단이 확인한 두부 만들기의 원칙은 한결같았습니다. 첫째는 국산 콩 100퍼센트, 둘째는 압력솥이 아닌 가마솥 전통 방식으로 콩물을 끓이는 것입니다. 유화제나 소포제 같은 첨가물 없이 두부를 굳히는 공정과 위생 관리까지 둘러본 자주관리사는, 우리 이웃들이 우리 콩으로 만든 두부를 오래 먹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일지에 남겼습니다.



